위시오세삼난현행녹-흘림

위씨오세삼난현행녹-흘림궁체의 활달한 세체 

위시 오세 현행녹
        
(魏氏 五世 三難 賢行錄) 권지 이십칠
해석/편집-고은 지성룡

출판-고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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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
은 향월에게 하문(下問) 하오셔야 자세히 
통촉(洞燭) 하오시리니 상고(詳考)처치 하옵소서.
하얏거늘 상이 급히 금의위관(錦衣衛官)을 명 하
사 향월을 잡아오라 하시니 시각이 넘
지 못 하야 잡아 전하께 꿇린대 문목(問目)을 
발(發)하야 물으신대 가라사대,
추고(推古)차가 정묘년 모월 모일 죄인 향월 
의 년이 이십이라. 너의 

주-통촉(洞燭)-잘 생각하여 미루어 살핌. 양찰(亮察).
문목(問目)-하문할 질문의 목록.
금의위관(錦衣衛官)-임금을 호위하는 근위병의 직위.
추고(推古)-벼슬아치의 허물을 추문하여 고찰 함.

머리말
원래 장서각에는 동명의 위씨오세삼난현행녹(또는 위씨 현행녹,위씨세대록)이 존재하는데 모두 흘림본으로 동일하게 27권 27책이다.
그러나 현재 한국학중앙연구원에는 모두 3종이 소장되어 있다. 
전 27권 중 27권 째 부분을 택한 이유는 그 중 활달하고 힘찬 흘림궁체의 진수로 보았기 때문이다. 궁체의 세세 부분을 익힐 때 그 자형의 짜임이나 획의 특징을 이해하는데 더없이 좋은 자료라 생각되어 택한 부분이므로 겸하여 고문의 이해를 도모할 양으로 출판해 본다.
중국 명나라 때 북경 동문 밖에 사는 위형이라는 승상은 5남 3녀를 두었는데 모두 용모가 뛰어나고 학문이 출중하다. 맏아들 세혁은 태학사 소순의 딸과 혼인하고, 과거에 장원급제하여 한림학사가 된다.
둘째아들 세영은 대부 경흔의 딸과 혼인하고 벼슬이 병부시랑까지 오르지만, 경부인을 돌보지 않고 기녀 월향과 사랑에 빠진다. 위시랑은 도적을 토벌하여 병부상서를 제수받고, 도적을 치다 죽은 소경회의 딸을 취한다. 위승상은 도독 조현승의 딸을 셋째아들 세창과 혼인시킨다.
이 때 변족이 중원을 침공하므로, 세영은 기호준이라는 장사를 부원수로 삼아 출전한다. 위원수가 변족을 격퇴하고 회군하니, 위승상은 기호준을 사위로 삼는다.
천하가 태평하여 과거를 베푸니 위승상의 셋째아들 세창과 넷째아들 세병이 장원급제하여 세창은 한림학사가 되고, 세병은 시강학사가 된다. 세병은 병부상서 여공의 딸과 정혼하였으나 황제가 세병을 사랑하여 부마로 간택한다. 결국 세병은 황명에 의하여 공주를 먼저 취하고 나서 여소저와 혼인한다.
이 때 경욱이라는 자가 위승상에게 원한을 품고 위승상을 살해하려다 실패한다. 경욱은 간신 윤석과 공모하여 공주의 시녀 경랑을 매수하여 음모를 꾸민다.
경랑은 조부인이 간부에게 보내는 편지를 위조하여 세창에게 보여줌으로써 조부인의 정절을 의심하게 한다. 윤석은 간신 김현과 짜고 기시랑을 모함하여 귀양가게 한다. 또 조부인이 음녀임과, 세창이 모역하였다는 소를 올려 세창과 조부인을 유배시킨다.
이 때 위부에서 경랑의 자백을 받고 상소하니, 황제가 크게 뉘우쳐 악인을 잡아들여 처형하고, 기시랑의 유배를 풀어 병부상서로 삼았으며 위승상은 태사를 삼는다. 세창이 유배가 풀려 돌아오니, 위태사가 아들을 용서할 수 없다 하며 상면하기를 거부하였다.
그러자, 기상서가 와서 세창을 달래어 아버지에게 사과를 드리도록 한다. 위태사가 비로소 아들의 죄를 용서하고 조부인이 돌아오니, 세창은 조부인을 볼 면목이 없어 조부인의 방에 가서 자면서도 부부의 정은 여전히 서먹서먹하였다.
하루는 황제가 부마 세병을 데리고 바둑을 두다가, 옆에 있는 가시랑의 청으로 세병으로 하여금 가시랑의 딸을 취하게 한다. 위소저는 여부시랑 서명의 아들과 혼인한다. 위부에서 가부인이 먼저 아들을 낳았는데, 여부인은 더욱 고독을 느끼며 고민한다.
황제가 연회를 베풀고 위태사의 며느리를 부르니, 위부마가 여부인을 강제로 데리고 간 것이 계기가 되어 여부인과의 금실이 좋아진다. 위태사는 벼슬을 그만두고 고향인 남경으로 내려간다.
이 때 가부인의 언니 추옥이 동생이 먼저 위부에 출가하여 행복하게 살고 있음을 질투하여, 동생을 없애고 자기가 그 자리를 차지하려는 음모를 꾸민다. 또, 엄숭이라는 권신은 아들을 두고, 위부의 며느리 가부인과 서부인이 미인이라는 말을 듣고, 상경하는 두 부인을 납치하려다 실패하고는 위태사가 모역하였다고 상소한다.
이에 위태사와 그의 아들들이 사형을 당하게 되었는데 둘째아들 세영의 사랑을 독차지 하는 첩 월향이 혈서를 올려 죄가 없음을 아뢰니, 황제가 깨닫고는 위태사를 석방하게 하고, 세창만을 유배시킨다.
이 때 추옥이 동생을 물리치고 부마와 혼인하려던 꿈이 깨지자 병을 얻어 죽는다. 임어사의 상소를 받아본 황제가 엄숭 부자의 벼슬을 빼앗고, 가시랑의 진정으로 위부를 모해한 악인들을 다스리니, 이에 흩어졌던 위부의 가족들이 다시 모여 화목하게 살아간다.

이 작품은 주인공 위형이라는 승상이 5남 3녀를 낳아 성취시키는 과정과, 둘째아들 세영이 대원수가 되어 출전하는 영웅담을 엮어 놓았다. 그러면서도 일부다처 속에서 부인들 사이에 갈등이 없이 외부 요인에 의해서만 갈등이 야기되고 있는 점이 색다르다.
또 위부마의 셋째부인 가씨의 언니 추옥이 동생이 위부에 출가하여 행복하게 살고 있는 것을 질투하여, 동생을 없애고 자기가 동생을 대신하려고 음모를 꾸민다는 설정은 다른 작품에서 볼 수 있는 독특한 부분이다.
또한 위승상 부자가 간신 엄숭의 참소를 받고 처형되려 할 때, 둘째아들 세영이 아끼는 첩 향월이 혈서를 황제에게 올려 위승상의 부자를 구출하는 구성도 이색적이다. 한편 작품 말미에 세영과 세창이 많은 전공을 세운 이야기가 ‘후록’에 있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볼 때, 이 작품이 연작으로 존재하였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하겠다.
부가하여 다른 저본인 동명의 흘림본을 뒷부분에 더하여 소개한다.
<김기동 교수의 ‘한국고전소설연구’자료를 응용한 한국중앙연구원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기사를 인용함>